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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쓰는 법 · 이원석 | 나만의 서평을 확립하다

책 이야기 - 2022. 3. 29. 00:42 by 사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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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평 쓰는 법
이원석 지음

2016년 12월 14일

 

내 북리뷰는 서평이 되기도, 단순한 감상문이 되기도 한다. '서평'에 대해 잘 몰랐기 때문이다. 책을 읽고 '나만의 서평'을 쓰다 보니 정확한 서평의 의미가 궁금해졌다. 포털사이트에 검색해도 머릿속에선 명확해지지 않았다. 그래서 책을 찾기 시작했다.

 

작년에도 서평(이라 쓰고 독후감이라 읽는다)을 쓰다가, 출산하게 되면서 책 읽을 시간이 나지 않아 그만두게 되었는데, 당시에도 '서평'을 잘 쓰고 싶어 책을 찾아봤었다. 밀리에서 '서평'을 검색하니 제일 처음 보였던 건, 김민영·황선애의 「서평 글쓰기 특강(부제: 생각 정리의 기술)」이라는 책이었는데 초반엔 잘 몰입했지만 반 정도 읽었을 때 집중력이 떨어져 덮게 되었고, 같은 책을 또 읽고 싶진 않아서 이번엔 그 바로 다음 책이었던 이원석의 「서평 쓰는 법」을 펼치게 되었다.

 

 


 

 

독후감? 서평?

많이들 헷갈려할 것이고, 나 역시 이 둘을 명확하게 구분 짓고 싶어서 읽었다. 작가의 말을 그대로 가져오자면, 독후감이 정서적이라면, 서평은 논리적이고, 독후감이 내향적이라면, 서평은 외향적이다. 독후감이 독백이라면, 서평은 대화이며, 독후감이 일방적이라면 서평은 관계적이라 할 수 있다. 이 표현중 가장 와닿았던 것은 독후감은 독백, 서평은 대화. 독후감은 독자가 필요 없다. 그저 나의 감상만을 써 내려가면 그만이다. 하지만 서평은 읽기 위한 사람들에게 책을 알리고, 읽은 사람들과 소통을 하는 수단이 될 수 있다. 이 표현으로 더 이상 독후감과 서평이 무엇이 다른지 고민하지 않게 되었다. 1부에서는 이렇게 서평이 도대체 무엇인지, 서평의 본질과 목적에 대해 이야기한다.

우리가 책을 읽는 목적은 넓은 의미로 보다 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서라고 생각한다. 내 삶의 질을 높이기 위해선 나 스스로를 돌아보고 객관적으로 평가할 줄 알아야 한다. 작가는 서평의 가치가 내면 성찰에 있다고 말한다. 객관적 평가를 위한 내면 성찰이 필요하다 생각했다. 서평을 쓰면서 그동안 자각하지 못했던 나의 내면을 파악할 수 있게 되고, 단순한 독서의 끝이 아닌 좀 더 가치 있는 행위로 마무리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서평과 잠재 독자의 관계

서평의 최대 수혜자는 여러모로 서평자 자신이지만, 독후감처럼 일방적이지 않으며 관계적이다. 서평을 읽는 잠재 독자에게 영향력을 행사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책을 읽기 전에 서평을 찾아보기도 하고, 우연히 읽게 된 서평으로 새로운 책을 접하게 되기도 한다. 

비평이 독자들이 같은 책을 두 번 읽게끔, 다시 읽게끔 하는 것이라면, 서평은 읽을 것이냐 말 것이냐를 판단하는 자료를 독자에게 제공하는 것에서 그치기 때문이다. 비평이 재독의 권유라면, 서평은 일동의 제안이다. 그러므로 비평과 서평은 상대하는 독자가 다르다. - 이현우, 「서평 쓰기는 품앗이다」『글쓰기의 힘』

 

작가는 이 구절을 가져와, 서평과 비평이라 구분 짓기보다는 '서평'을 '가벼운 서평', '비평'을 '무거운 서평'이라 하겠다며 두 가지에 대해 이야기한다. 서평이 특정한 책의 독서를 제안하는 것이라면, 비평은 특정한 책에 대한 특정한 해석을 제안하는 것이라 말한다. 이미 읽어본 책을 다시 읽기 권유하는 것이 무서운 서평, 즉 비평이라는 것이다. 비평은 내가 읽은 책에 대한 다른 해석이 궁금해 찾을 확률이 높고, 서평은 내가 모르는 책을 읽기 전 읽을지 말지에 대한 판단을 위해서 찾거나 접하게 되는 것이다. 대게는 비평보다 서평을 찾을 것이고, 서평이라 생각하고 읽기 시작했더라도 비평일 수 있다.

서평은 서평자의 취향과 입장, 가치관이 담겨 있다. 책을 읽으며 서평자와 공감을 할 수도, 대립을 하게 될 수도 있고, 이는 독서라는 행위를 좀 더 풍부하게 만드는 서평이 가진 하나의 매력이 아닐까.

 

서평 쓰는 법

2부에서는 내가 이 책을 읽었던 원래 목적인 서평 쓰는 방법에 대해 설명되어 있다. 서평의 전제, 요소, 쓰는 방법 3파트로 이루어져 있는데, 사실 앞부분인 이론은 건너뛰고 뒷부분인 실무만 배울까 했지만 1페이지부터 읽는 쪽을 택했고, 처음 고민과는 반대로 서평에 대한 'how'인 뒷부분보다 'what' 즉, 앞부분이 더 머리와 마음에 강하게 남았다.

읽는 방법과 서평자로서 이 책을 추천할지 말지에 대한 포지션, 서평의 요소인 요약, 평가, 실제 써 내려갈 글(서평)에 담아야 하는 내용 등 서명 쓰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는데, 이 파트는 공부했다 생각하고 참고는 하되 '나만의 서평'을 쓰기로 했다. 내가 서평을 쓰는 목적은 누군가에게 한 번의 독서를 할지 말지의 결단의 수단이 되기 위한 것도 있지만, 앞에서 이야기했듯, 나와 서로 공감을 하거나 혹은 다른 생각을 하게 만듦으로써 상호 간의 소통이 아닐지라도 독서의 또 다른 콘텐츠를 만들어 주고 싶기 때문이다.

 

 


 

 

 

이 책을 읽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너무 많은 예시와 불필요하다고 느껴지는 내용은 빠르게 읽고 지나갔고, 어렵게 써 내려가는 듯한 문체에 질려 빨리 완독 해버리고 싶었기 때문이다. 내용 자체는 서평이라는 글을 쓰는데 많은 참고가 되었지만, 이 책을 읽는 사람들은 '서평'이라는 걸 써보고 싶은 사람일 테고, 그 사람은 책을 이제 막 가까이하게 된 '독서입문자'일 수도 있다. 그런 사람을 위한 책은 아니었다. 문학 관련 전공자들이 읽었다면 쉬웠을까.

 

그 어려웠던 시험을 통과한 보람은 느꼈다. 실제로 서평의 첫 문장을 쓰는 것이 전보다는 편하게 시작할 수 있게 되었으니까. 이제 많이 쓰고 많이 다듬으며 '누구나 편하게 읽을 수 있는 서평'을 쓰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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