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심히 사는 게 뭐가 어때서
김애리 지음
2019년 7월 15일 발행
요즘은 열심히 사는 사람들이 예전보다는 조금씩 모습을 드러내는 듯한데, 이 책이 나왔던 3년 전, 2019년도에는 소확행, 욜로, 워라밸을 추구하는 분위기였다. 서점의 책들 조차도 열심히 살고 있으니 좀 쉬어도 된다, 너무 열심히 살지 않아도 괜찮다 등의 에세이나 시집이 많았다. 그런 분위기 속에서 혼자 '열심', '열정'을 부르짖은 책 한 권이 바로 김애리 작가의 「열심히 사는 게 뭐가 어때서」였다.
목적 없는 '열심히'는 위험해
많은 사람들이 여기에 해당하지 않을까 한다. '목적 없는 열심'. 나 조차도 그러했고, 주변에도 그런 사람들이 많다. 이런 굴레를 벗어나기 위해선 먼저 '나 자신'을 공부해야 한다고 한다. 가장 가까운 존재라 잘 알고 있다고 착각할 수 있다는 것. 모든 고통과 두려움은 자신에 대한 이해 부족과 불신에서 온다는 것. 나 자신에 대한 믿음의 부재는 곧 나 자신에 대한 이해의 부족이기도 하다. 삶이 힘든 게 아니다. 나 자신이 힘든 거다. 나 스스로를 내가 가로막고 있다.
목적을 가지기 위해선 내가 무엇을 좋아하는지, 싫어하는지 알아야 하고 내가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뚜렷한 목적을 가진 '열심'은 좋은 결과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 그 결과가 실패할지라도 실패 속에서 얻는 득은 있기 마련이니까.
강하게 머릿속에 남아 있는 또 하나는 우리가 「작심삼일」에 많은 것을 멈추는 이유였다. 피상적인 것만 파악하게 되면 정작 핵심은 바뀌지 않기 때문이다. 약한 의지를 탓하지 말고 내면의 나를 마주하고 본질을 찾아야 한다. 내가 왜 그렇게 많은 「작심삼일」을 했었는지 이제야 조금은 이해가 되었다.
'열심'히 살고 싶었던 작가는 101 프로젝트를 하게 된다. 101 프로젝트는 성장, 치유, 행복, 변화라는 키워드를 가지고 여러 가지를 101가지 해보는 프로젝트다. 새로운 것 101가지를 하고, 새로운 101명의 사람을 만나고, 101가지 도전을 해보는 등 다양한 프로젝트가 있는데, 숫자와 프로젝트 종류는 자신이 해보고 싶게 조절해서 진행하면 된다. 하지만 왠지 101이라는 숫자를 채워보고 싶은 도전의식이 생겨버렸다.
자기애를 확인할 수 있는 방법
예전엔 두려웠던 일들을 현재 하고 있다, 나를 즐겁게 만드는 일을 아주 조금이라도 매일 반복한다, 제대로 거절할 수 있다, 하루의 시작과 마무리를 경건하게 맞이한다, 자신에 대한 평가를 집어치운다 등 총 7가지 방법에 대해 설명을 하고 있다. 하지만 이건 어디까지나 작가가 제시한 방법일 뿐, 꼭 여기에 부합되어야 한다고 생각할 필요는 없다. 이미 자기애가 강한 사람이라면 본인 스스로 잘 알 테고, 모르는 사람이거나 부족하다고 생각한다면 이 책의 뒷부분을 계속 읽어나가면 분명 얻을 수 있는 것이 하나라도 있다.
'열심히'에 대한 오해
매일 새벽 5시 기상? 그 시간에 일어난 것은 둘째다. 일어나서 깨어있는 시간을 어떻게 보내느냐가 중요하다. 나 역시 5시 기상을 실천해본 경험이 있다. 하지만 일찍 일어나니 오후에 너무 피로해 하루 패턴이 오히려 엉망이 되었다. 열심히 사는 게 아니라 그냥 열심히 빨리 일어나기 위해 노력했을 뿐이다. 하루 4시간 수면? 나는 원래 수면 시간이 적다. 하지만 남들보다 적다고 해서 피곤하지 않은 게 아니다. 우리는 열심히 매달리지 않으면 실패할 것이라는 불안과 집착을 가지고 있다. 부정적인 감정은 우리를 더 약하게 만들 뿐이다.
어제까진 하지 않았던 나 스스로 뿌듯해지는 사소한 작은 노력으로 이뤄낸 작은 결과 일지라도 내가 두근거리고 벅차다면 그것이 열심히 살고 있다는 증명이 아닐까. 그저 앞만 보며 돌진하는 '열심'에 빠지지 않도록 나 스스로를 항상 이해하려는 노력을 게을리하지 말아야겠다.
조금 더 열심히
작가는 책의 앞부분에서 열심히 사는 것에 대한 오해를 풀고 진정으로 열심히 살아가는 방법에 대해 설명했다면 중반 이후부터는 좀 더 열심히 사는 방법과 그것을 통해 인생을 더 즐겁게 사는 방법에 대해서 이야기한다. 무언가 새로 하는 방법도 있었고, 나도 모르게 열심히 해 왔던 것을 생각하게 만들기도 했다. 내가 이 책을 읽기 시작한 목적과 호기심은 이미 앞부분에서 만족했기 때문에 뒷부분은 이야기 듣는 듯 가볍게 읽었다. 나에게 '조금 더'는 아직 이른 듯하다. 책을 읽었으니 나 스스로를 돌아보고, 내가 할 '열심'을 찾아, 나만의 101 프로젝트를 계획해볼까 한다.
의도한 건 아니지만, 지난 글에 이어 두 번째 '열정'시리즈가 되어버렸다. 이 책은 칼 뉴포트의 '열정의 배신'과 다른 듯하면서도 같은 결을 이야기한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른 두 차원을 왔다 갔다 하지만 결국은 하나의 차원인 듯한 재밌는 상상도 해가며 읽었다.
궁극적으로는 작가가 열심히 사는 방법들을 이야기하면서 본인의 인생이 더욱 값지고 행복해졌다는 말을 하고 싶은 듯하다. 거기에는 글쓰기가 많은 도움이 되었다는 것도 잊지 않고 이야기한다. 김애리 작가의 모든 책에 공통적으로 실리는 말이다. 글쓰기는 인생을 바꾼다고.
나 역시 정말 1년에 몇 번 쓰지 않는 일기와 가끔 쓰는 블로그 글로 위로받고 용기를 얻는다. 지금 이렇게 책을 읽을 때마다 글을 쓰는 것도 일기와 블로그의 짧은 글쓰기가 시작이었다. 오늘도 이 글을 쓰며 나는 오늘 열심히 살았다고 스스로를 칭찬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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