열정의 배신
so good they can't ignore you
칼 뉴포트 지음
2019년 3월 8일 발행
하고 싶은 일만 하면 정말 행복해질까? 나는 하고 싶었던 일을 했지만 행복하지 못했다. 뜨거운 열정만 있어서는 절대 인생이 바뀌지 않는다. 뚜렷한 목표 없이 무조건 열심히만 살면 안 된다는 말이다. 대게는 좋아하는 일에서 열정을 느낀다. 칼 뉴포트는 열정, 즉 사랑하는 일이 아니라, 잘하는 일을 할 때 보다 성취감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열정만 쫓았을 때 느끼는 불안감, 그 이유만으로도 우리가 추구해야 할 것은 '열정'이 아닌 '커리어(경력)를 쌓는 일'이라고.
열정이 내게 주는 것은 무엇인가
1부에서는 '열정'에 대한 부정을 말한다. 열정론은 직업에서 행복을 얻으려면 우리의 열정이 어디로 향하는지 파악해야 하고, 그 열정에 맞는 직업을 찾아야 한다 말한다. 많은 사람들이 이런 방식으로 자신의 일을 찾고 싶어 하고 그렇게 하고 있다. 칼 뉴포트는 우리에게 열정을 따르라 주장하는 이들이 어떻게 커리어를 시작했는지 모르기 때문에 그들이 쌓아놓은 커리어를 신뢰로 그들의 말을 그대로 따르는 것은 위험하다는 것이다. 이 파트에서는 몇몇 연구 결과와 인터뷰를 사례로 왜 '열정'만 추구하면 안 되는지 그에 따르는 부작용은 무엇인지 보여주며, 읽을수록 고개를 끄덕이게 될 것이다.
경력은 실력을 만든다
2부에서는 '무시 못할 실력'을 쌓으라 한다. 일을 대할 땐 2가지 사고방식이 존재하는데, 일이 자신에게 주는 가치에 집중하는 '열정 마인드셋'과 일이 만들어내는 가치를 중시하는 '장인 마인드셋'으로, 열정으로 '좋아하는 일'을 하는 게 아니라 '사랑하는 일'을 만들어내는 것이라 말한다.
아주 긴 시간 동안 자신의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의 공통점은 하고 있는 일에 대한 자부심이 강하고 무엇보다 그 일을 사랑한다는 점이다. 어떻게 장인들은 그들의 일을 사랑할 수 있는 걸까. '장인 마인드셋'은 그들이 '실력'을 쌓았기 때문이라고 말한다. 누구도 무시 못할 정도의 실력을. 내가 세상에 줄 수 있는 것이 무엇인지 깨닫고 그 분야에서 실력을 쌓다 보면 그 일을 사랑하게 될 것이라는 것.
열정을 추구하게 되면 내가 하고 있는 일은 나에게 무엇을 줄 수 있는지 신경 쓰게 되고 모호하게 내가 누구인지, 내가 좋아하는 일은 무엇인지 같은 질문은 근본적으로 답하기가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장인 마인드셋은 그 과정이 결코 순탄치 않겠지만 명확한 답을 줄 수 있으니 일단 지금 하는 일이 자신의 진정한 열정과 맞느냐 하는 질문은 접어 두고, 결코 무시할 수 없을 만큼 일을 잘하는 데에만 집중하라는 것. 그리고 친절하게도(?) 스스로 장인이 되는 방법에 대해서도 알려 준다.
행복을 위한 실력 쌓기
3부에서는 '자율성'에 대해 말한다. 우리가 좋아하는 일을 하고 싶은 이유는, 내가 즐겁고 싶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즐겁고 행복하기 위해선 '자율성'이 바탕이 되어야 한다. 2009년 베스트셀러 중 하나인 <드라이브>에서 작가인 대니얼 핑크는 코넬대학교 연구진의 연구를 예로 들며 자율성이 높아질수록 학업성적, 스포츠 성적, 생산성, 행복감이 높아진다고 말했다. 그 자율성을 위해 우리는 실력을, 커리어(경력)를 쌓아야 한다.
경력이 짧을수록 하나의 일을 처리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다. 내가 이 일을 잘하지 못해서 나와는 맞지 않다 생각하게 되고 결국 또 다른 일을 찾아 나서게 된다. 새롭게 찾은 일은 신선함 하나로도 즐겁다 생각하게 될 것이고 그것이 나의 천직이라 생각하며 새로운 경력을 쌓기 시작한다. 이 사이클만 보더라도 우리는 나의 행복을 위해선 자율성이 필요하고, 자율성은 커리어 자산이 필요하며, 커리어 자산을 쌓기 위해선 결국 실력을 쌓아야 된다는 걸 알 수 있다. 그 실력은 곧 하나의 일에 몰두해야 만들 수 있다는 것.
커리어를 쌓는 일이 마냥 좋은 결과만 불러오는 것은 아니다. 경력이 쌓인 실력 좋은 사람은 주변에서 자율성을 박탈하려 한다. 이 딜레마를 피할 순 없을 테지만 칼 뉴포트는 이 부분에 대한 조언도 잊지 않고 해 준다.
사명감으로 일하라
우리는 행복 그리고 우리가 원하는 것을 하기 위해 잘하는 일을 선택하고 커리어 자산을 쌓아야 한다고 했다. 그리고 그 일을 오랫동안 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 중 하나는 '만족감'이다. 그 만족감의 원천이 되는 것이 '사명감'이며 이 사명감에 대해 이야기하며 마지막 장을 마무리한다. 거대한 사명감을 가져야 하나 걱정 고민할 필요는 없다. 요즘 우리 시대에서 흔하게 볼 수 있는, 자신이 가진 지식을 SNS를 통해 알린다거나, 클래스를 통해 사람들에게 특정 기술을 가르치는 등 사람들에게 작은 도움을 주고 싶다는 것도 사명감이다. 혼란스럽지 않도록 구체적인 예시를 들어주었지만, 결국 나 자신을 제대로 돌아보며 스스로가 해내야 할 일이다.
우리는 하고 싶은 일로 돈을 벌기를 바란다. 그것이 좋아하는 일에 대한 열정만으로 가능할까. 목표를 무엇으로 두냐의 문제라고 생각한다. 글쓴이는 이 책을 읽고 난 후 '열정을 따르라'거나 '사랑하는 일을 하라'는 등의 지나치게 단순한 말들로부터 자유롭길 바랐다고 한다. 직업적 혼란과 갈등은 단순한 열정에서 나온다.
나는 이 책을 이직하고 싶을 때 읽게 되었다. 2년이 지난 지금 다시 읽게 되었는데 당시엔 이 책을 읽으며 대부분의 내용을 부정했던 흔적이 마구 남겨져 있었다. 참 생각이, 시야가 좁았구나 싶다. 이게 책 읽는 묘미 중 하나가 아닐까. 시간이 지난 후 다시 읽었던 책에서 나의 성장을 발견하다니. 묘하게 짜릿한 뿌듯함이 올라왔다. 인생이라는 커리어에도 자산이 쌓인 것일까.
저자는 '열정'을 부정했지만 그것은 커리어 자산 없이 '열정'을 찾지 말라는 것일 뿐, 결국 우리는 살아가는데 열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존재 자체를 부정할 순 없다. 이 책을 통해 나만의 '천직'에 대해 다시 생각해보게 되었고, 흐릿했던 내 인생도 이제는 뚜렷해질 수 있을 것 같다는 작은 희망을 보았다. 이 책의 내용이 머릿속에서 흐릿해져 있을 때쯤, 다시 읽어보며 또 다른 재미도 느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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