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부터 돈독하게
김얀 지음
2020년 11월 11일 발행
하고 싶은 것을 하기 위해 우리는 어떤 노력을 하고 있는가. 원하는 것을 하기란 나이가 들어갈수록 어렵다. 학생이 되면 공부를 해야 하고, 사회에 나갈 준비를 한다. 성인이 되면 돈을 벌기 위해 일을 해야 하고, 결혼을 하고 아이가 생기면 더더욱 하기 힘들어진다. 각자의 환경과 상황에 따라 개인적인 시간은 줄어든다. 시간만큼 중요한 게 돈이다. 여유가 된다면 시간을 아끼기 위해 돈을 쓴다고 하지만, 정말 당장 생활비도 빠듯해지는 경우엔 돈을 먼저 생각하게 된다. 작가가 그랬고, 나 역시 다르지 않았다.
연소득 480만원
전세 만기일을 몇 달 앞두고 첫 집을 마련하기 위해 대출상담을 받던 중 알게 된 작가 본인의 소득액수다. 이 480만원이 적힌 소득증명서를 보고 작가는 깨달았다. 돈은 교환가치뿐 만이 아닌 원하는 것을 할 수 있는 기회도 줄 수 있다는 것을. 돈이라는 존재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보는 사람이 얼마나 있을까. 나 역시도 돈과 관련된 책을 읽기 전까진 막연하게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바람만 있었지 본질에 대해 생각해 본 적은 없었다. 작가는 이 사건(?)을 시작으로 「연소득 480만원, 대문호를 꿈꾸던 가난한 예술인의 대부호 프로젝트」를 시작하게 되었다.
총 3장, 20개의 에피소드
1장에서는 몸 풀기 단계로, 작가가 돈에 대한 시선이 달라졌다는 걸 볼 수 있다. 종잣돈의 중요성, 종잣돈에 큰 영향을 미치는 고정수입의 힘에 대한 이야기와 함께 작가가 돈을 대하는 태도, 돈에 대한 인식이 어떻게 변했는지 알 수 있다. 부자들이 쓴 글들을 보면 돈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라는 말을 많이들 한다. 작가 역시 작은 돈을 소중하게, 돈을 긍정하고, 돈과 자주 눈을 맞추라고 한다. 처음엔 이걸 어떻게 하나 싶지만, 막상 시작하니 내가 그동안 돈을 너무 함부로 대한 것 같아 반성하게 되었다.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는 순간 돈이 정말 달라 보인다.
2장에서는 본격적으로 돈을 절약하고 더 버는 방법에 대해 알 수 있다. 고정지출을 줄이고 포인트를 모아서 커피를 사 먹고? 그런 거 아니다. 이 파트의 첫 시작은 「아침에 물 한 잔」이다. 작가는 부자가 되기 위해 부자, 돈이라는 단어가 들어간 책들을 읽기 시작했고, 공통적으로 '아침'과 '습관'이 꼭 포함된다는 걸 알게 되었다. 부자들의 꼭 책을 항상 곁에 둔다던지, 정리를 통해 나쁜 것은 비우고 좋은 것들로 채우는 등 습관, 마인드, 시간관리, 파이프라인까지 돈 독을 키우는 다양한 방법에 대한 이야기도 읽을 수 있다. 책 뒤표지의 날개에 「당장 시작하기 좋은 작은 습관 10가지」가 있다. 작지만 은근히 잘하기 힘든 이 습관들은 몸과 마음을 좋은 방향으로 변화시키는데 큰 영향을 준다. 나 역시 몇 가지 실천 중이고 돈을 쓰기 전에 몇 번 더 생각해 보게 되었고, 쓸데없는 곳엔 돈을 안 쓰게 되었다.
3장에서는 돈과 돈독해진 작가의 글을 쓰던 시점의 돈과 관련된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다시 치위생사 일을 하면서 원하던 글을 쓰고 있고, 경제 독서 모임을 가지기도 하면서, 간간히 주식과 코인 피드를 통해 투자를 하고 있는 모습을 SNS를 통해 볼 수 있었다. 30대의 끝자락, 나와 얼마 차이 나지 않는 나이라 그의 커리어도 자산도, 많은 부분에서 자극을 받았다. 지금은 뭘 하고 있을까 궁금해서 찾아보니 이번달초에 새로운 책이 나왔다. 돈독 시리즈였다. 「돈독한 트레이닝」. 조만간 다른 책과 함께 구매해야겠다.
티끌 모아 티끌
요즘엔 '티끌 모아 티끌'이라고들 한다. 부모님보다 가난한 첫 세대가 지금 우리다. 양극화가 심해졌고, 돈 벌기는 어려우니 '조금 벌어서 어디다 쓰겠어?' 하는 생각이 들만도 하다. 조금씩 아끼는 게 아니라 많이 벌어야 부자라고 한다. 하지만 부자들은 사소한 것도 소중히 여길 줄 안다(예외는 있겠지만). 돈이건 티슈 한 장이건 뭐든 소중히 여길 줄 아는 마음가짐부터 가져야 부자로 가는 길이 열리는 것 아닐까.
치위생사로 일하다 꿈을 위해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고 작가가 된 후 10년간 칼럼을 썼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책이 정말 술술 잘 읽힌다. '돈'에 관한 이야기는 보통 딱딱하다는 이미지가 떠오르는데, 작가의 책은 '에세이'이기도 하지만 문체나 내용이 어렵지 않아 쉽게 잘 읽혔다. 사실 책 크기도 한 몫하는 것 같다. 다른 책에 비해 콤팩트하니 손에 착 들어오는 것이 참 읽기 편했다. 사소한 부분까지 센스를 발휘한 걸까.
나를 도와주었던 사람들에게 은혜를 돈으로 갚을 수 있는 사람이 되었다는 것이 돈이 준 가장 큰 기쁨이라는 작가. 나도 최근 새롭게 시작하게 된 것들 대부분이 '돈'이 없어 가까운 사람들을 챙기지 못하는 게 서러워서였다. 돈으로 사람들에게 감사함을 전할 수 있도록. 그리고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도록. 돈 눈치 보지 말고 마주하고 존중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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