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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의 힘 · 곤도 마리에 | 인생을 변화시키는 정리

책 이야기 - 2022. 3. 19. 00:07 by 사재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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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엔 많은 사람들이 대청소를 한다. 청소를 하기 전에 '정리'를 하고, 정리하면서 많은 것들을 버리지만 1년 뒤에 정리할 때에도 비슷한 양을 또 버린다. 결혼한 지 2년, 그리 많은 짐이 생길 기간이 아니라 생각했건만, 지난달 전세 만기로 새로운 집으로 이사를 하면서 생각 이상으로 많이 나온 짐(잡화가 대부분이었고, 심지어 내 짐이 7할 이상인 듯했다)들에 신랑도 나도 많이 놀랐다. 육아하며 혼자 짐을 정리하기까지 2주라는 긴 시간이 필요했고, 75리터 쓰레기봉투가 4개나 나왔다. 이 책을 읽지 않고 시작했다면 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을까.

 


 

정리의 시작은 '버리기'다

역시 버리는 것이 정리의 시작이다. 가지고 있는 물건들을 더 깔끔하게 '수납'하는 건 의미가 없다. 다시 금세 제 자리를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책에서는 버리는 것도 순서가 있다고 말한다. 의류 - 책 - 서류 - 소품 - 추억의 물건 순으로 정리를 하는데, 물건을 남길지 버릴지 판단하기가 쉽고, 유형이 확실한 물건부터 정리할 수 있도록 돕기 때문에 가장 효율적이라는 것이다. 실제로 옷부터 정리를 하니 부피면에서도 빠르게 줄어드는 게 보여서 의욕이 생겼고, 책을 정리할 땐 묵혀두었던 책, 한 번도 읽지 않은 책을 버리고 나니 속이 시원했다. 서류의 경우엔 납부한 고지서나 설명서는 전부 버리라고 했지만, 설명서는 가끔 찾아보는지라 조작이 어려운 제품의 설명서만 남겨두고 모두 정리를 했다. 소품과 추억의 물건은 1차로 정리를 끝 마쳤고, 아직 2차 정리가 남았는데, 집안 행사로 집을 빠르게 정리해야 했기에 느긋하게 정리할 시간이 없었던 터라 1차와 2차 정리로 두 번을 나누었고, 제작 중인 수납장이 들어오면 바로 정리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원하는 생활을 머릿속에 그려보자

많은 사람들이 원하는 '깔끔하고 정돈이 잘 된 집'이라는 단순한 생각이 아니라, 아침에 일어나서 차 한잔을 마시고, 가볍게 요가를 한 후 독서를 하는 등의 생활을 머릿속에 그리고 난 후, 왜 그런 생활을 하고 싶은지 생각해 봐야 한다. 완벽한 한 번의 정리, 리바운드되지 않는 정리를 위해서라도 정리에 대해 깊게 생각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결국은 '행복'해지기 위해서다. 정리를 하면서 한 번도 이렇게까지 생각을 해 본 적이 없다. 단순히 깨끗하게 만들기 위해 청소를 했을 뿐이다. 정리하는데 이게 무슨 소용이냐 할 수도 있지만 손해 볼 것 없으니 한 번 해보길 추천한다. 이 방법을 실천하니 집이 지저분해지는 걸 가만히 보고 있을 수가 없어졌다.

 

장소가 아닌 물건별로 정리하라

대부분의 사람들이 정리를 할 때, 거실, 안방, 화장실 등 공간을 구별하여 정리를 한다. 하지만 대부분의 가정에서는 같은 종류의 물건이라도 두 곳 이상의 장소에 물건이 분산되어 있으며, 공간별로 정리를 할 경우 침실의 옷을 정리한 후 다른 방의 옷을 또 정리해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린다. 물건을 버릴지 남길지 판단하는 작업과 다시 수납하는 과정에서 더 힘이 들고 시간이 많이 걸리게 되어버리고, 길어지는 시간과 반복되는 행위에 정리할 의욕을 잃어버리기도 쉽다. 즉, 효과적인 정리를 위해 반드시 '물건별'로 정리를 해야 한다는 것이다.

나의 경우 거실을 먼저 정리 후, 서재방을 정리하고, 침실을 정리하려 했었는데, 이 책을 읽고 옷부터 정리 후 책을 정리하는 등 순서대로 정리를 하니 확실이 이 전보다 에너지 소모가 적었으며 정리하는데도 쉽게 지치지 않았다. '이런 걸 가지고 있었어?' 하며 재미있게 정리를 할 수 있었다.


물건의 자리를 정해주어라

하나라도 자리가 정확하지 않은 물건이 있으면, 방이 어지럽혀질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한다. 물건마다 자리를 정하고, 사용하고 난 후에는 반드시 제자리에 놓아두기만 해도 집이 깨끗하게 유지되는 것이다. 나에게 이 방법은 정말 신박하게 느껴졌다. 실제로 모든 물건마다 자리를 정해주니 여기저기 돌아다녔던 물건들이 보이지 않아 집 전체가 깨끗한 상태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고, 청소시간도 많이 줄었다. 각 위치마다 돌려보내 주기만 하면 되니 청소 때마다 '이건 어디로 가져다 놓지, 이 물건은 어디 있었지?' 생각하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이 책에서 도움이 컸던 TOP3 중 한 가지 방법이다.

 

물건을 통해 나를 돌아보다

많은 물건들을 정리하면서 내 인생도 함께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책을 정리하며 내가 가장 관심 있어하는 분야가 뭔지 깨달았고, 옷을 정리하며 내가 좋아하는 색과 옷감 재질이 어떤 건지도 알게 되었다. 단순한 행위라고 생각했던 '정리'가 나도 몰랐던 나를 마주하게 해 주었고, 오랜만에 의욕이 생겼고 활기를 불어넣어 주는 원동력이 되었다. 

 

 




책 내용 중 가장 많은 도움이 되었던 4가지를 소개해 보았다. 위에서 소개한 방법 외에도 버릴 수 없는 물건을 다루는 요령, 효율적으로 옷 개는 방법, 수납 요령, 각 물건별 · 장소별 정리 방법 등 유용한 정리법과 정리를 통해 인생 자체를 변화시키는 마인드 셋까지 담고 있다. 이사 후 많은 짐들을 조금이라도 쉽게 정리하기 위해 읽게 된 책이었지만, 신랑이 요즘 내가 변한 것 같다고 말한다. 나 스스로 내 마음가짐이 변한 걸 느끼고 있다. 청소기 한 번 미는 것이 그리 귀찮았고, 싱크대엔 늘 그릇과 젖병이 가득했다. 지금은 바닥에 물건 하나가 널브러져 있는 것도 치우고 있다. 단순하게 내가 가지고 있는 짐을 덜어내는 게 아닌 생활습관 자체가 변해버린 것이다.

 

나처럼 정리를 위해 이 책을 읽기 시작한 사람들이, 정리뿐만이 아니라 삶 자체에 좋은 영향을 받았으면 한다.

 

 

 

정리의 힘
곤도 마리에

2020년 2월 20일 출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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